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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색채의 신비 (6)

글/ 아르노 H.

[밍후이왕](전편에 이어)

하늘과 청금석의 파란색

오염되지 않은 환경에서 파란색은 사람들이 집을 나설 때 볼 수 있는 가장 넓은 면적의 색깔인데 그것은 광활한 하늘의 기본색이기 때문이다.

하늘의 색깔도 변하지 않는 단일한 파란색이 아니다. 시간이 다름에 따라 낮에는 하늘색, 밤에는 남색을 띠지만 계절과 날씨에 따라서 때론 자남색과 남옥색을 띠기도 한다.

많은 민족의 전통문화에는 ‘천지 대응’과 유사한 설이 있다. 이런 하늘의 파란색은 색채상으로는 지상의 일종 파란색 보석과 서로 대응할 수 있다. 그 보석의 빛깔은 남색, 하늘색, 자남색, 남옥색 등 다양한 파란색을 띠어 ‘청금석(靑金石)’이라고 부르고, 서양에서는 ‘라피스 라줄리(Lapis lazuli)’라고 부른다.

图例: 青金石(Lapis lazuli)图片。
청금석(Lapis lazuli)

서로 다른 민족은 그들의 오랜 문화를 계승하는 중에서 약속이나 한 듯 이런 보석을 하늘과 신성함의 상징으로 인식했다. 수천 년 전만 해도 수메르인이나 고대 이집트인을 막론하고 지구 반대편에 있는 인디언들은 청금석을 특별한 보물로 여겨 제사를 지내고, 공양하고, 악귀를 쫓아내는 등 법사(法事)에 사용했다. 이런 전통문화는 일부 고문명이 사라진 뒤에도 전해져 다른 문명에 계승될 정도로 함의가 특별했다. 중국 청대에 와서도 하늘에 제사를 지낼 때는 파란색 조복에 청금석 108개를 꿰어 만든 제천조주(祭天朝珠)를 달아야 했다.

자연계에는 이 광석보다 파란색 광물이 더 많고 이른바 ‘하늘과 같은 색’의 파란색 돌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런데 왜 하필 청금석만 이렇게 우대를 받을까?

이유는 다시 신불(神佛)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여러분에게 몇 가지 사례를 들 수 있다.

아카드, 아시리아, 바빌론 등 메소포타미아 신화 중의 달의 신을 ‘신’[Sin, 수메르어로 나나르(Nannar)라고 부름]이라고 부른다. 그는 외모에 특징이 있는데 바로 청금석으로 된 수염을 길렀다고 한다.

이런 상황이 적지 않는데 고대 이집트에도 비슷한 기록이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고대 이집트인들은 황금이 신(神)의 몸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지만 그들은 또 신의 머리카락은 청금석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더 섬세한 인식도 갖고 있다.

이집트 신화 속의 최고 신인 ‘라’(Ra, 고대 이집트의 태양신과 창조신)가 바로 대표적인 이런 신의 몸이다. 고대 이집트 사람들은 이 신의 몸은 황금이고, 그의 머리카락은 순수한 청금석이라고 여겼다.

이러한 신의 몸 개념에 대해 중국인들은 낯설지 않을 것이다. 불교예술에서 부처의 형상은 대부분 그렇기 때문이다. 또한 불교미술 중에서도 불상 머리에 ‘불두청(佛頭靑, 불청이라고도 함)’이라는 안료를 칠한다. ‘불두청’은 색깔의 명칭일 뿐 원료에 한정하지 않기 때문에 남동석(Azurite) 가루, 청금석 가루를 사용하고 심지어 둘을 혼합해 만든 것도 있다.

불상의 금신(金身)에 칠해진 불청은 채도가 비교적 높고 색택(色澤)도 약간 깊어 금색과 색채대비를 이룰 수 있다. 고대에는 이런 금신 위에 파란색을 잘 표현하기 위해 청금석을 갈아 정제하는 것이 비교적 이상적이었다. 하지만 보석으로 안료를 만드는 것은 매우 고가이기에 예전 서역에서는 불교의 영향을 많이 받은 중소형 불상 유물에서 이 색이 많이 발견됐다. 반면 중국은 1000년 전부터 남동석을 색소로 사용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물론 머리카락이 칠해지지 않은 불상도 적지 않다. 그러나 티베트에서는 손으로 그린 탕카(두루마리 그림)에서 청금석으로 만든 안료를 자주 볼 수 있다.

图例:供奉于日本熊本县玉名市莲华院诞生寺的不空成就如来佛像,不空成就佛为密宗五方如来之一,主持北方莲花世界。佛像全身金色,但佛的头发呈蓝色,这是佛教艺术中的一个主要特点。
일본 구마모토(熊本)현 다마나(玉名)시 연화원탄생사(蓮華院誕生寺)에 봉안된 불공성취 여래불상. 불공성취불은 밀종오방여래의 하나로 북방연화세계를 주관한다. 불상은 몸 전체가 금색이지만 부처의 머리카락은 남색을 띤다. 이것은 불교예술 중의 주요 특징이다.

청금석을 군청(Ultramarine) 가루로 만드는 제조법은 서양미술사에서 더욱 흔하다. ‘르네상스 이후 200년간의 미술을 해독하다’라는 글에서 성모마리아 가운을 군청 물감으로 그리는 서양 회화의 전통에 대해 얘기했는데, 이런 고가의 파란색으로 신성함을 표현했다. 물론 이 안료는 성모마리아의 옷을 그리는 데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통 회화에서도 하느님과 예수의 옷을 그리는 데에 흔히 이 색채를 사용해왔다.

图例:意大利画家萨索费拉托(Giovanni Battista Salvi da Sassoferrato)所绘的圣玛利亚,约作于1654年。画中圣玛利亚服装的群青色是由青金石研磨并提纯制成。
이탈리아 화가 조반니 바티스타 살비가 그린 성모마리아는 약 1654년 작품이다. 그림 속의 성모마리아 옷의 군청색은 청금석을 갈아 정제해 만든 것이다.
图例:法国画家德拉伊尔(Laurent de La Hyre)的油画《基督出现在以马忤斯路上的门徒面前》(L'Apparition du Christ aux pèlerins d'Emmaüs),作于1656年。画中耶稣的蓝色服装也是以青金石制成的群青色为基础绘制而成的。
프랑스 화가 로랑 드 라 이르(Laurent de La Hyre)의 유화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에게 나타난 예수(L’Apparition du Christ aux preerins d’Emmaus)’는 1656년에 그려졌다. 그림 속 예수의 푸른색 의상도 청금석으로 만든 군청색으로 그려졌다.

미술사 종교미술 작품에서 황금과 청금석을 원료로 사용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사람들은 종종 이것이 신에 대한 경앙(敬仰)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하기에 비싼 재료로 신을 찬송하는 예술작품을 제작한다. 확실히 그렇지만 외형적인 표현일 뿐이다. 사실 이 물질들이 단지 가격이 비싸서 신성함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비싼 것 자체에도 연원(淵源)이 있다. 사실 만물은 다 영(靈)이 있고, 모든 일에는 더 깊은 원인이 존재한다. 재료 자체도 똑같이 더 깊은 학문에 연루되어 다만 혜심(慧心)으로 깨닫고 인연에 따라 얻을 수밖에 없다.

또 다른 설명이 있는데 명청 이전에는 청금석을 지금의 이름으로 부르지 않았다고 한다. 중국은 예부터 다른 나라에서 이 보석을 수입해 왔기에 지역이나 시대에 따라 명칭이 혼란스러웠다. 게다가 옛사람들이 이름을 붙일 때 다른 파란색 돌과 혼동할 수도 있어 중국 고대 문헌에 대한 고증에는 일부 불확실성 요소가 있다. 하지만 관련 외국어 문헌을 첨부하면 쉽게 구체적인 상황을 알 수 있다.

비교적 유명한 예가 약사유리광왕여래(藥師琉璃光王如來)이다. 즉 흔히 말하는‘약사불(藥師佛)’인데 유리세계(琉璃世界)의 주재자이다. 이런 것은 모두 잘 알려진 호칭들이지만 ‘유리’에 대한 개념이 많은 사람에게 비교적 모호할 수도 있다. 유리는 도대체 어떤 것인가? 그럼 다른 나라의 언어를 참고해보자. ‘약사유리광왕(藥師琉璃光王)’은 영어로 ‘Medicine Master and King of Lapis Lazuli Light’, 프랑스어로 ‘Mattre gurisseur de la Lumirere de Lapis-lazuli’, 이탈리아어로 ‘Maestro della Medicina della Luce Lapis lazuli’라고 부른다. 이들 단어 중 ‘유리’에 대응하는 곳에는 모두 ‘Lapis lazuli’(표기가 미세하게 다를 수 있음), 즉 ‘청금석(靑金石)’이라고 적혀있다.

图例: 居中盘坐的药师佛和左右站立的两位菩萨。药师佛全称“药师琉璃光王如来”,佛教中认为,青金石蓝色是药师佛的身色。
가운데에 가부좌하는 약사불과 좌우로 서 있는 두 보살. 약사불의 정식 명칭은 ‘약사유리광왕여래’로 불리며 불교에서는 청금석의 파란색을 약사불 몸의 색으로 본다.

하지만 ‘유리세계’는 약칭에 불과하다. 여기서 ‘유리’는 속세의 ‘유리’가 아닌 ‘정유리(淨琉璃)’이고, 영어로 ‘Pure Lapis Lazuli’, 프랑스어로 ‘Pur Lapis-lazuli’라고 하는데, 현대 중국어로 번역하면 바로 ‘순정(純淨)한 청금석’이란 뜻이다. 속세의 광석은 사실 매우 순수하지 못하다. 고대 경전에 기록된 불가의 진귀한 보물과는 거리가 멀기에 본문이 청금석 자체를 홍보하는 것은 아니다. 청금석은 불교 칠보(七寶)의 하나로 보석상들의 추앙을 받고 있지만 예부터 수련은 물질에 대한 집착을 버릴 것을 요구하고 있다.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역시 수련자의 심성이 향상되는 것이고 또 신불에 대한 바른 믿음이다.

* * *

분량의 제한으로 많이 쓰지 않겠다. 본문은 다만 몇 가지 대표적인 전통 색채만 간략히 열거했을 뿐 다른 색은 일일이 언급하지 않았다. 사실 중국의 전통 색채가 오늘날 사람들이 극도로 남용하고 있는 대홍색(大紅色)이 아니라는 것을 세인들에게 주로 알리고 싶었다.

역사 연구를 통해 우리는 진정한 전통 색채는 모두 신불, 천지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불가에서 말하는 ‘금신(金身)’이나 도가에서 말하는 ‘자기(紫氣)’, 이런 색채는 매우 고귀하고 장엄하다. 어떤 것은 세속을 초월하고, 어떤 것은 세속을 벗어나 사방으로 흩어지고 있다. 그에 비해 세속에서는 ‘홍진(紅塵)’, 더 더러운 곳은 ‘홍등가’라고 부른다. 이런 단어는 세인들이 모두 사용하고 있는데 사람들이 색채에 대해 느낌이 공통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색상의 기능성에는 색상에 따라 다른 용법이 있다. 필자는 붉은색도 다른 차원의 붉은색이 있으므로 붉은색을 배척하지 않는다. 여기에서 언급하는 것은 한 색깔에 대해 극단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피하자는 것이다. 오늘날과 같이 이런 홍색 숭배는 바람직하지 않다. 이 글이 전통 색상을 숭상하는 친구들에게 하나의 새로운 시각을 제공해 몽매한 환경의 붉은 안개를 걷어내고, 사람들이 다시 한번 전통 세계의 다채로움과 아름다움을 느끼게 할 수 있기를 바란다.

(전문 끝)

참고문헌:

南北朝《昭明文選》
西漢·司馬遷《史記·秦始皇本紀》
唐·李隆基《封泰山玉牒文》
明·劉辰《國初事跡》
東漢·許慎《說文解字》
民國·徐珂《清稗類鈔》
唐·釋道世《法苑珠林》
東晉·荀氏《靈鬼志》
東漢·王充《論衡》
宋《太平廣記》
Herrade de Landsberg,《Hortus deliciarum》, 12th century
John the Apostle,《Book of Revelation》, 1st century
François Daumas,《La valeur de l’or dans la pensée égyptienne》, 1956
明·李時珍《本草綱目》
東漢·劉熙《釋名》
唐·杜佑《通典》
《易經》
南朝·範曄《後漢書》
《觀佛三昧海經》

 

원문발표: 2021년 8월 20일
문장분류: 문화채널
원문위치: https://www.minghui.org/mh/articles/2021/8/20/429240.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