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좌랑(左良)
[명혜망] 실증과학과 인체과학은 두 가지 우주관, 두 가지 다른 언어 체계와 같다. 사람들이 실증과학의 언어로 인체과학을 번역하고 살펴볼 때 필연적으로 심각한 ‘언어 왜곡’이 발생하고 오해가 연달아 일어난다. 이는 마치 2차원 평면 좌표만 묘사할 수 있는 언어 체계로 다차원 입체 세계를 이해하려는 것과 같아서 아무리 해도 맞아떨어지지 않고 해석할 수 없다. 결국 ‘입증할 수 없다’거나 ‘비과학적’이라는 꼬리표를 붙여 자기 체계 밖의, ‘자국 언어’로 이해할 수 없는 세계를 부정할 수밖에 없다. 사실 이는 많은 아쉬움을 남긴다.
오늘 이야기할 주제는 우리가 언어와 차원을 전환해 전통 중의학(中醫學), 인체과학, 다차원 세계의 우주관에 접근하거나 심지어 그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보지 않아도 무방하다. 왜냐하면 결론이 이미 굳어져 사고하고 학습하며 연구할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중국에는 널리 알려진 오래된 전설이 있다. 태양 안에 새가 한 마리 있는데 사람들은 이를 ‘금까마귀(金烏)’라고 부르고 달 속에는 하얀 토끼가 한 마리 있는데 사람들은 이를 ‘옥토끼(玉兎)’라고 부른다는 것이다. 금(金)과 옥(玉)은 여기서 모두 신성하다는 의미를 나타낸다. 따라서 금까마귀와 옥토끼는 중국인이 태양과 달을 부르는 별칭이 됐다. 왜 이런 아름다운 전설이 있을까? 그것이 나타내는 진정한 함의는 무엇일까?
현재 많은 사람이 서방 실증과학의 영향하에 달 표면은 황량하기 그지없고 태양 표면은 극단적인 고온이라서 모두 동물이 생존하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태양과 달 안에 금까마귀와 옥토끼가 존재할 리가 없으며, 금까마귀와 옥토끼는 단지 고대 과학이 발달하지 않아 사람들이 터무니없이 상상해 낸 아이들을 달래는 이야기일 뿐 아무런 실제적 의미가 없다고 말한다. 사실 현대인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른다. 사실 거기에는 다른 오묘한 이치가 숨어 있다.
금까마귀와 옥토끼에 대해 말하자면 그것들은 사실 중국 고대 과학의 산물로서, 중국 고대의 음양학설, 오행팔괘학설, 생명과학, 중의학과 모두 관련이 있다. 다들 알다시피 중의학에는 ‘오장상(五臟象)’이라는 말이 있다. 사람은 육신 외에도 신(神), 혼(魂), 백(魄), 의(意), 지(志)라는 서로 다른 5개의 생명체가 더 있으며 육신은 단지 그것들의 매개체일 뿐이라고 여긴다. 신은 심장을 주관하고, 혼은 간을 주관하며, 백은 폐를 주관하고, 의는 비장을 주관하며, 지는 신장을 주관한다. ‘오장상’은 각각 하나의 기관과 하나의 시스템을 주재한다.
과거에는 서양이든 동양이든 민간에 모두 사람에게 영혼이 있다는 말이 있었다. 현재 실증과학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미신이라고 여긴다. 왜냐하면 실증과학은 눈으로 보는 것을 사실로 중시하며 육안으로 보여야만 증거로 채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양 의학도 본질적으로 실증과학의 일부분으로서 눈으로 보는 것을 사실로 중시하며 인체 해부를 기반으로 발전했다. 서양 의학이 인체를 기계로 간주하고 연구하는 것은 그것이 인체의 ‘정신’적인 면을 보지 못하고 ‘물질’적인 면만 보기 때문이다. 인체 해부에서는 경락과 영혼이 보이지 않기에 영혼을 인정하지 않고, 나아가 관련 병증에 대한 이해와 근치(根治)는 더 말할 나위도 없다.
사실 영혼은 존재한다. 중의에는 ‘실혼증(失魂症)’이라는 말이 있고 그에 상응하는 각기 다른 치료법이 있다. 수천 년에 걸쳐 무수한 임상 실천이 그 효능을 증명해 줬으며 나도 직접 겪어본 적이 있다. 사람이 혼을 잃으면 종종 미열이 나고 머리가 어지러우며 몸이 불편해진다. 영유아는 종종 끊임없이 울고 보채며 잠을 편히 자지 못한다. 현재 많은 사람이 이를 간과하거나 발열로 간주하고 치료하는데 이것은 진정으로 겉만 치료하고 근본을 치료하지 않는 오진이다. 열은 치료됐지만 몸을 떠난 영혼은 돌아오지 않은 것이다. 발열은 영혼이 갑자기 놀라 몸을 떠나서 생긴 것이기 때문에 영혼을 불러오면 열은 자연스럽게 떨어지고 사람도 원래대로 회복된다.
사실 ‘영혼’이라는 명사는 매우 포괄적인 개념이고 중의는 이에 대해 비교적 명확하게 설명한다. 중의에서 말하는 ‘오장상’인 신, 혼, 백, 의, 지는 비록 각각의 특징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말하면 모두 사람의 ‘영혼’의 일부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그것들은 모두 사람들이 생각하는 영혼의 관련 특징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1. 보이지 않고 만질 수 없는 무형의 존재다.
2. 육신과 독립적으로 존재하지만 또 육신과 함께 공동으로 완전한 자신을 구성해 일상적인 신체의 운영에 참여한다.
3. 통상적인 상황에서 그것들은 모두 사람 몸에 있다. 그러나 특수한 상황, 예를 들어 갑자기 놀라거나 정신적 타격을 받는 등의 원인으로 영혼이 몸을 떠나는 현상이 나타난다. 다시 말해 영혼은 몸을 떠날 수 있다.
4. 사람이 혼을 잃은 후 몸을 떠난 영혼은 특수한 치료 방법을 통해 불러올 수 있다. 다시 말해 영혼은 사람 몸으로 돌아올 수 있지만 통상적인 주사, 약물 복용, 수술 등은 전혀 소용이 없다. 왜냐하면 이런 방법은 오직 인체만 겨냥하기 때문이다.
중국에는 ‘혼비백산(魂飛魄散)’이라는 성어가 있는데 사람이 극도로 놀랐을 때 나타나는 일종의 비정상적인 상태를 말한다. 왜 ‘혼비(魂飛)’와 ‘백산(魄散)’이라고 하고 ‘혼산(魂散)’이나 ‘백비(魄飛)’라고 하지 않을까? 이는 생명체의 형태와 관련이 있다.
혼은 양(陽)에 속하며 태양의 정수(日之精)이자 새의 형태다. 그래서 일단 놀라면 신속하게 날아가 버린다. 백은 음(陰)에 속하며 달의 정수(月之精)이자 하얀 토끼 형태다. 그래서 일단 놀라면 신속하게 사방으로 흩어져 달아난다. 이것이 바로 ‘혼비’와 ‘백산’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중국의 옛사람들은 사람이 해와 달의 정화를 채집하고 천지의 영기를 받아 태어난다고 알았다. 반면 현대인들은 사람이 아버지의 정자와 어머니의 난자가 결합해 생성된다고 여긴다. 사실 사람의 양혼(陽魂)은 태양의 정수이고, 사람의 음백(陰魄)은 달의 정수다. 의(意)는 비장을 주관하고 비장은 토(土)에 속하므로 의는 토의 정수다. 지(志)는 신장을 주관하고 신장은 수(水)에 속하므로 지는 수의 정수다. 보라, 이것이 바로 사람이 해, 달, 물, 흙의 정화가 응집돼 태어났음을 더 구체적으로 설명한 것이 아닌가?
중의에는 실혼증이 있는데 혼과 백을 잃는 것과 관련이 있다. 또한 풍토병(水土不服症)도 있는데 그것은 의, 지와 관련이 있으며 우울증 등도 모두 의, 지와 관련이 있다.
천지의 음양인 해와 달은 인체의 음양인 혼백과 대응한다. 그러므로 금까마귀로 태양을 대신 가리키고, 옥토끼로 달을 대신 가리키는 이 말은 틀림이 없다.
얕은 견해나마 부디 참고하시기 바란다.
원문발표: 2026년 8월 9일
문장분류: 천인사이(天人之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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