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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색채의 신비 (1)

글/ 아르노 H.

[밍후이왕] 이 세상이 하나의 다채로운 세상인바, 서로 다른 민족과 국가에 자신만의 독특한 전통 색채가 있다. 이런 색채는 사람들에게 표면적인 시각적 느낌을 제공할 뿐 아니라 민족이나 국가의 역사적 경험과 전통적 내포를 짊어지고 있다. 그런데 지금의 현대화된 인문 환경에서 진정한 전통이 일반 대중에게 보편적으로 인식되어 친숙한 것 같지만, 다소 다르거나, 심지어 현저한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각지의 전통 색채가 풍부하고 다양하며 종류가 너무 많아 한 편의 글로 설명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그래서 본문에서는 독자들에게 비교적 친숙한 몇 가지 색깔만 간략히 예를 들면서 여러분과 함께 이들 색채의 신비를 탐구하려 한다.

오덕(五德)과 오색(五色)

현대 중국인의 관념상 전통 색상 이야기가 나오면 많은 사람이 약속이나 한 듯 빨간색을 생각할 것이다. 적지 않은 사람은 빨간색을 경사스러운 색으로 여긴다. 사람들은 결혼할 때 집을 대량의 빨간색으로 장식하고, 신랑과 신부는 모두 빨간색 예복을 입는다. 새해에는 빨간색 종이에 춘축(春祝)을 쓰고, 모든 축하 행사에도 습관적으로 빨간색을 사용하는 등이다. 붉은 정권이 정치적 이유로 이른바 ‘차이나 레드’를 선전하는 것은 차치하고도 수많은 사람의 머릿속에서 빨간색은 지극히 긍정적인 의미를 가진 것으로 보인다. 그들은 확실히 타오르는 붉은색을 모든 순조로움의 전통적인 상징으로 여긴다.

하지만 고대 중국 문화를 연구한다면 곧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의 세 가지 전통 종교 중에는 치우치지 않고 평화로운 유교, 조용하며 구함이 없는 도교, 세상의 모든 것을 공허하게 보는 불교가 있지만, 모두 현대의 이런 지극히 자극적인 붉은색의 향연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고대로부터 각 시대 중국의 색채 기조는 혹은 엄숙하고, 혹은 평화롭고, 혹은 고풍스러우며 소박하고, 혹은 고상하며 우아하다. 하지만 모두 이렇게 강렬하게 눈을 자극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중국인의 내향적인 민족성을 눈부신 붉은색과 대비하면 가히 천양지차라는 느낌을 준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떤 색이 중국의 전통 색채일까?

여기서 우리는 먼저 전국시대 음양가(陰陽家)의 추연(鄒衍)이 오행 이론에 기초해 제시한 아주 유명한 학설, ‘오덕종시설(五德終始說)’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역사상 거대한 영향을 미쳤음에도 오늘날 많은 사람이 전혀 들어보지 못했을 것이다. 이유는 지난 몇십 년간 중국에서 대량의 전통문화가 ‘봉건 잔재’로 지목되어 ‘찌꺼기’로 여겨졌고, 적지 않은 기초적인 것들이 모두 폐기됐기 때문이다.

‘오덕종시설’의 ‘오덕(五德)은’ 금(金), 목(木), 수(水), 화(火), 토(土)의 오행으로 대표되는 다섯 가지 덕성(德性), 즉 금덕(金德), 목덕(木德), 수덕(水德), 화덕(火德), 토덕(土德)을 가리킨다. ‘종시(終始, 끊임없음)’는 ‘오덕’이 반복해 순환하고 회전함을 의미한다. 이 학설의 가장 유명한 점은 오행 상생상극의 각도에서 왕조의 교체를 해석했고, 후대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이 이론에 의하면 하나의 왕조가 천하를 통치할 수 있는 것은 하늘이 내린 오덕(五德) 중 하나를 가졌기 때문이며, 통치자는 이 덕으로 하늘의 명을 받아 천자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이 덕이 점점 약해지면 왕조가 통치권을 유지하기 어려워지고, 이때 오덕의 순서 중 다음의 덕을 가진 왕조가 나타나 덕이 약해진 기존 왕조를 대체하게 된다.

추연은 구체적인 예를 들어 이렇게 말했다. “오덕은 우열에 따르며, 우(虞)는 토, 하(夏)는 목, 은(殷)은 금, 주(周)는 화다.”[‘소명문선(昭明文選)’ 이선(李善) 풀이] 그는 또한 오행 상생상극에 따라 목극토(木克土, 목이 토를 누름), 금극목(金克木), 화극금(火克金)이므로 각 왕조가 이전의 왕조를 대체했다고 말했다. 진시황이 제국을 통일한 후에는 수덕(水德)으로 천하를 통치했다. 추연의 이론에 따르면 주(周)는 화덕(火德)이므로 진(秦)나라에 이르러 물이 불을 누른 것이었다.

역사의 발달과 함께 이후에는 오행 상생상극으로 이전 왕조를 계승한다는 이론이 등장했고, 이후에는 또 상생상극을 바탕으로 변형된 이론이 세워졌는데, 이 글이 중점적으로 탐구 토론하는 것과 관련이 적으므로 더 많이 이야기하지 않겠다.

‘오덕종시설’은 역사상 광범위하게 인정을 받았고 진, 한에서 송, 요, 금 시대에 이르기까지 역대 조정은 그 덕과 운을 정식으로 논의해 확정하고 천하에 알렸다. 이는 어떤 세력이 강대한 무력으로 기존 왕조를 넘어뜨릴 수는 있어도 필요한 덕목이 자신에게 있음을 증명하지 못하면 곧 하늘이 명한 정통성이 없어 군중을 설득하기 어렵고 지속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것도 왕조들이 통치의 합법성을 설명하는 데 있어 이론적 기초가 됐다. 원, 명, 청 세 왕조의 조정은 덕과 운의 속성을 정식으로 선포하지 않았지만, 명을 건국한 황제부터 시작해 ‘봉천승운황제(奉天承運皇帝, 하늘을 받들어 운을 계승한 황제)’로 칭한 것도 이런 사상에서 기초한 것이다.

圖:五行的顏色與它們之間的生克關係。
오행의 색깔과 상호 간 상생상극 관계

각 왕조는 오덕 중의 서로 다른 덕성에 대응하며, 전통문화 속의 금, 목, 수, 화, 토 오행은 색깔에 있어 백, 청, 흑, 적, 황의 다섯 가지 색에 각각 대응한다. 그래서 각 왕조가 존중하는 색깔도 각각 달랐다.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진(秦)이 주(周)를 멸망시킨 것은 하늘의 도리에 따라 물이 불을 누른 것으로 여겨졌다. 수(水)와 대응하는 색깔이 검은색이므로 진나라는 검은색을 존중했고, 그래서 진나라 시황제는 예복에 검은색을 채용했다. ‘사기(史記) 진시황본기(秦始皇本紀)’에도 이런 기록이 있다. “시황은 종시오덕설에 따라 주(周)가 화덕(火德)을 가져 진(秦)이 주(周)의 덕을 대체했고, 우열에 따랐다고 했다. 금방 수덕(水德)이 시작되고 새로운 해가 시작되니 모두 시월 초하루를 축하했다. 의복과 제기와 명절 깃발에 모두 검은색을 넣었다.”

같은 이치로 당나라 현종 이융기(李隆基)는 ‘봉태산옥첩문(封泰山玉牒文)’에 “하늘이 이(李) 씨의 세상을 여니 토덕(土德)의 운이 흥한다”라고 썼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당나라가 토덕(土德)을 가졌으므로 당나라 조정이 노란색을 숭상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노란색을 숭상한다고 해서 집집마다 아무나 노란색 옷을 입을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정반대로 황실에서만 쓰는 색으로써 민간에서 입는 것은 금지됐는데, 그렇지 않았다면 ‘황포(黃袍)를 몸에 걸친다’는 말이 어떻게 나왔겠는가?

화덕(火德)을 숭상하던 왕조에서는 복식에 붉은색이 들어갔지만, 고대 중국 염색 기술의 특성과 눈을 자극하는 색에 대한 거부감으로 인해 고대의 붉은색은 오늘날의 눈을 자극하는 붉은색과 완전히 달랐다. 엄밀히 말하면 옛이야기에 나오는 강(絳), 적(赤), 주(朱), 단(丹), 홍(紅), 비(緋), 천(茜)의 색은 모두 다른 색이었고, 전통적인 빨강은 빛깔과 광택이 한결 옅고 부드러워 눈으로 보기가 비교적 편했다. 명나라와 청나라 황궁을 예로 들면, 궁궐 벽의 주홍색은 사실 주황색과 빨간색 사이의 색깔이며, 빛깔과 광택이 좀 더 회색에 가까워 현대의 선명한 빨간색이 아니다. 또한 화덕(火德)의 붉은색을 존중하는데, 아무나 함부로 쓸 수는 없는 일이었다. 상상해보자. 평민 백성이 황제와 같은 색의 옷을 입을 수 있었겠는가? 따라서 다른 왕조와 비교할 때, 해당 색깔에 더 많은 제한이 있었다.

예를 들면 명나라 조정이 덕과 운의 속성을 정식으로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적지 않은 공문에 명나라가 화덕(火德)으로 세워졌다는 말이 나온다. 예를 들어 명나라 초기 대신 유진(劉辰)은 ‘국초사적(國初事蹟)’에 “태조가 화덕으로 왕이 되니 붉은색을 숭상했다”고 명확히 밝혔다. 명나라에서는 화덕의 붉은색을 존중했으므로 남용할 수 없었다. 붉은색 계열의 빛깔과 광택은 여러 가지 다른 붉은색으로 구별됐고, 이용하는 상황과 계층에 대해 상세한 규정이 있었다. 민간에서는 원색의 사용이 금지됐으며, 평민이 붉은색을 쓰려면 연분홍색처럼 비교적 연한 색깔만 쓸 수 있었고, 소수의 중대한 의식에서만 상황에 따라 제한이 완화됐다.

고대의 ‘홍(紅)’과 현대 중국어의 ‘홍(紅)’이 완전히 다른 개념이라는 것을 언급할 필요가 있다. 동한(東漢)의 ‘설문(說文)’에는 “홍(紅)은 비단의 적백색(赤白色)이다”라는 해석이 있다. 다시 말해서 고대 문서 속의 ‘홍(紅)’은 사실 일종의 분홍색이며, 오늘날 사람들이 생각하는 붉은색이 아니다. 그러나 현대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필자는 현대인의 관념에 따라 계속해서 강(絳), 적(赤), 주(朱), 단(丹) 등의 색을 홍색으로 칭한다.

이 밖에도 더욱 높은 차원에서 보면 역대 왕조가 역사를 기록하고 문화를 남겼지만, 각 왕조가 남긴 문화의 근원이 달랐고 구현한 색깔도 자연히 달랐으며, 이것도 전통 색채의 다양성으로 나타났다. 그러므로 오덕과 오색 이론은 단지 세상 속 일정한 측면의 해석이며, 근본적인 것은 아니다.

(계속)

 

원문발표: 2021년 8월 7일
문장분류: 문화채널
원문위치: http://big5.minghui.org/mh/articles/2021/8/7/429235.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