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부님의 도움으로 진상 달력을 제작하다

글/ 지린(吉林)성 대법제자

[명혜망] 우리 법공부 팀의 여러 수련생은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직접 대면해서 진상을 알리고 있습니다. 모두가 혹한과 무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거의 매일 빠짐없이 나갑니다. 저는 직장인이라 주로 진상 소책자와 진상 스티커 등을 인쇄해 수련생들에게 제공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으며, 평소 주말에 시간이 나면 그녀들과 함께 나가 진상을 알리기도 합니다. 날씨가 따뜻할 때는 거리에 사람이 많고 사람들도 가던 길을 멈추고 대법제자가 전하는 진상을 기꺼이 듣지만, 날씨가 매우 추워지면 길에 사람이 적을 뿐만 아니라 행인들도 발걸음을 멈추고 진상을 들으려 하지 않는 것을 보았습니다.

매년 명혜망 수련생들은 정교하고 아름다운 연화(年畫)와 진상 달력을 만들어 제공해 줍니다. 우리는 달력을 제작할 여건이 되지 않아 다른 수련생에게 일부를 주문해 사용해 왔습니다. 진상 달력이 있으면 사람들은 가던 길을 멈추고 기꺼이 달력을 받으려 합니다. 대법제자들은 사람들에게 달력 속 내용을 보여주며 설명해 주는데, 사람을 구하는 효과가 매우 좋습니다. 거의 달력 한 권당 한 명을 구하는 셈입니다. 우리 팀은 매년 1천여 권 이상을 배부해 왔습니다.

최근 2년간 여러 가지 이유로 제 주변에서 달력을 제작하는 수련생이 점점 줄어들어 공급이 원활하지 못했습니다. 수련생들은 “괜찮아요, 달력이 없어도 진상을 알릴 수 있어요. 있으면 더 좋겠지만요”라고 말했습니다. 한번은 날씨가 매우 추운 날이었습니다. M 수련생이 진상을 알리고 나서 우리집에 잠시 들렀는데, 그녀의 얼굴이 꽁꽁 얼어 빨개져 있었습니다. 제가 “진상은 잘 알리셨어요?”라고 묻자, 그녀는 “거리에 사람이 별로 없고, 그나마 있는 사람들도 멈추려 하지 않네요”라고 답했습니다. 제가 “왜 마스크를 안 쓰셨어요? 얼굴이 다 얼었잖아요”라고 하니, 그녀는 “입김 때문에 마스크가 다 젖어버려서, 추운 날씨에 얼어붙으면 얼굴이 더 괴로워요”라고 말했습니다. 그 말을 듣고 마음이 좋지 않았습니다. ‘달력이 있다면 참 좋을 텐데.’ 저는 메일함으로 C 수련생에게 편지를 보내 달력을 제작할 줄 아는 수련생을 아는지, 우리에게 달력을 좀 제공해 줄 수 있는지 물었습니다. 며칠 후 C로부터 답장이 왔습니다. 달력을 제공해 줄 수 있는 수련생을 찾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C는 메일을 통해 연락을 주고받으며 우리 팀에 달력 300권을 보내주었습니다. 하지만 배부하기엔 여전히 부족했습니다. 저는 M과 상의해, 제작하는 수련생에게 매번 번거로움을 주지 않도록 한꺼번에 한 묶음을 제작하기로 했습니다. 저는 C에게 부탁해 제가 내지와 달력 표지를 인쇄해도 되는지 상대방에게 물어봐 달라고 했습니다. C는 그러겠다고 대답했습니다.

1. 기초부터 배운 노년 수련생

C가 연락한 결과, 달력 제작 수련생은 제가 표지와 내지를 인쇄하는 것에 동의했습니다. 제가 C에게 “상대방 수련생이 달력 제작을 어려워하지 않나요?”라고 묻자, 그녀는 “아니요, 오히려 만들어 놓아도 배부할 사람이 없을까 봐 걱정했대요”라고 말했습니다. 그제야 안심이 됐습니다. ‘우리는 배부하고 싶어도 제작할 사람이 없었는데 이번에 잘됐구나.’ M에게 얼마나 더 필요한지 물었습니다. 그녀는 날짜를 계산해 보고 배부할 인원수를 확인하더니 “600권만 더 있으면 되겠어요”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다시 C를 통해 제작 수련생에게 전했습니다. 우리가 달력 600권 분량의 내지와 표지를 인쇄할 테니, 나머지 달력 지지대 판은 그쪽에서 준비해 달라고 했습니다.

저는 인쇄용 종이를 사기 시작했습니다. 종이는 금방 구할 수 있었는데 집으로 옮겨오니 꽤 무거웠습니다. 저는 C에게 편지를 보내 종이를 다 샀으니 인쇄를 시작하려는데 상대방의 다른 조언이 있는지 물었습니다. C는 요즘 인터넷 접속이 원활하지 않아 지난번에 보낸 편지를 상대방이 아직 읽지 못했다며, 600권 인쇄는 조금 더 기다려보자고 했습니다. 저는 “상대방 수련생이 내지 인쇄에 동의했고 수량도 제한하지 않았으며 어려워하지도 않았으니 문제없을 거예요. 설령 지지대 판이 부족하더라도 그때 가서 더 사도 늦지 않아요. 지금 인터넷 접속이 어려운데 답장을 기다렸다가 인쇄하면 시간이 촉박할 거예요. 신년까지 보름밖에 남지 않았고 제작 시간과 운송 시간도 고려해야 하니까요”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인쇄를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달력 내지는 양면 아트지로 인쇄해야 하며 앞면과 뒷면 모두 사진 인쇄 모드로 작업해야 합니다. 아트지 한 묶음은 50장인데, 여기에 종이 2장을 더하면 달력 8권을 만들 수 있습니다. 한 묶음을 인쇄하는 데 대략 1시간 40분 정도 걸립니다. 600권을 인쇄하려면 작업량이 엄청납니다. 저는 직장인이라 토요일과 일요일을 제외한 낮 시간에는 집에 없습니다. 그래서 누군가 낮에 우리집에서 인쇄를 도와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제 주변은 연세가 지긋한 노년 수련생들뿐이고 다들 진상을 알리는 일을 위주로 하고 계십니다. 저를 제외하고 가장 젊은 분이 57세인데 인쇄기를 한 번도 다뤄본 적이 없습니다. 그녀들은 거의 매일 밖으로 나가 진상을 알립니다. 자료를 인쇄하는 일도 중생을 구하는 일이지만, 저는 그녀들의 일상적인 중생구도 계획을 방해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던 중 문득 한 노년 수련생이 떠올랐습니다. 올해 65세인 그녀는 성격이 온화하고 말투도 부드러운데, 평소 정념이 그리 강하지 못하고 자신감이 부족했습니다. 최근 신체에 병업 고비 가상이 나타났음에도 수련생들과 함께 진상을 알리러 나가는 일은 멈추지 않았지만, 가끔 멀리 가지 못하고 일찍 돌아오곤 했습니다. 그녀의 집은 우리집에서 멀지 않아 걸어서 10분 거리였습니다. 진상을 알리고 일찍 돌아오면 바로 우리집으로 와서 인쇄 작업을 하고 귀가하기도 편할 것 같았습니다. 그녀는 인쇄할 줄 모르고 인쇄기를 만져본 적도 없으며 컴퓨터 사용도 서툴렀습니다. 하지만 왜인지 제 마음속에는 그녀가 가장 적임자라는 생각이 들었고, 반드시 해낼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저는 그녀에게 제 생각을 말씀드렸습니다. 그녀는 제가 이렇게 막중한 일을 자신에게 맡기려 한다는 사실에 무척 놀라며 “내가 할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물었습니다. 제가 “저는 여사님이 분명히 해낼 수 있다고 믿어요”라고 하자, 그녀는 “나도 왠지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드네요”라고 답했습니다. 제가 “정념이 정말 대단하시네요!”라고 하니 우리 둘 다 웃음이 터졌습니다.

저는 그녀에게 인쇄법을 가르쳐드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녀는 종이와 펜을 들고 제가 한 단계를 말하면 한 단계를 기록했습니다. 저는 인쇄기 기본 설정을 사진 인쇄로 맞춰두어 파일을 열면 바로 사진 인쇄 모드가 되게 함으로써 배울 단계를 하나 줄여주었습니다. 우선 앞면만 인쇄하게 하고 뒷면은 제가 퇴근 후 인쇄하기로 하니 그녀에게는 훨씬 단순해졌습니다. 컴퓨터와 인쇄기를 켜드리고 달력 PDF 파일을 열어 종이 넣는 법과 인쇄 순서를 가르쳐드렸습니다. 단계는 이랬습니다. 1단계: 컴퓨터 파일의 인쇄 아이콘 클릭, 2단계: 매수 ‘4’ 입력, 3단계: 페이지 번호 ‘1’을 ‘3’으로 변경(표지는 테두리 없이 인쇄해야 하지만 내지는 필요 없으므로 3페이지부터 시작), 4단계: 홀수 페이지 선택, 5단계: ‘인쇄’ 클릭. 이렇게 하니 인쇄기가 작동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녀는 처음엔 좀 멍한 표정이었습니다. 저는 “괜찮아요, 아주 간단해요. 여사님이 제일 잘하시는 요리와 똑같아요. 기록한 대로 한 단계씩 하시면 돼요. 사부님께서 곁에 계시니 걱정 마시고, 제가 옆에 있을 때 모르는 건 물어보세요”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녀는 자신이 있다며 정념이 금방 올라왔습니다. 저 역시 이 항목은 그녀밖에 할 사람이 없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대여섯 번 정도 조작해 보더니 금방 익혔고, 그 자리에서 직접 몇 장을 인쇄해 냈습니다. 저는 색깔이 제대로 나오지 않을 때 멈추는 법, 종이를 넣을 때 양쪽 가이드를 꼭 조이는 법 등 주의사항을 알려드렸습니다. 우리는 매우 기뻐하며 다음 날 아침부터 인쇄를 시작하기로 하고 그녀는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날 밤 저는 주변의 한 남자 수련생에게 연락해 내지 일부를 인쇄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가 우리집에 왔을 때 노년 수련생에게 인쇄를 맡기기로 했다고 말하자, 그는 눈을 크게 뜨며 반대하는 기색을 보였습니다. 저는 “제가 정말 시간이 없어요. 그분은 하려는 마음과 정념이 있고 잘할 수 있다고 했으니 사부님께서 도와주실 거예요. 인쇄할 줄 아는 수련생 두 명이 더 있지만, 그들은 참여하려는 정념과 하려는 마음이 없잖아요. 그렇다면 하고 싶어 하는 노년 수련생과 그들 중 누가 더 적임자겠어요?”라고 말했습니다. 남자 수련생은 웃으며 고개를 젓더니 종이 대부분을 챙겨 떠나고 소량만 남겨두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 제가 출근하기 전 컴퓨터와 인쇄기를 켜두었는데, 곧 도착한 노년 수련생은 배운 것을 다 잊어버렸습니다. 순간 저도 당황했습니다. 출근 시간은 다가오는데 일이 이렇게 될 줄 몰랐습니다. 급히 몇 번을 더 가르쳐드렸지만, 그녀의 조작은 느렸고 홀수 페이지 설정 부분에서 계속 헤맸습니다. 제 말투에 원망과 조급함이 섞여서인지 그녀도 덩달아 초조해했습니다. 그녀는 “그런 말투로 말하니 마음이 조금 좋지는 않지만 비판은 다 받아들일 수 있어요. 어쨌든 저는 꼭 이 항목을 하고 싶어요. 인쇄하게만 해주세요”라고 말했습니다. 그녀의 정념이 대단했습니다. 저는 즉시 제 잘못을 깨닫고 사과했습니다. 문득 달력 표지를 아직 인쇄하지 않았다는 생각에 비교적 간단한 표지 인쇄부터 가르쳐드렸더니 이번에는 한 번에 배웠습니다. 제가 “정말 총명하시네요, 이렇게 빨리 배우시다니!”라고 칭찬하자, 그녀는 “내가 총명하다는 말이 진짜인가요?”라고 물었습니다. 제가 “그럼요, 진짜예요”라고 하니 그녀는 다시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제가 “이 인쇄기 세 대를 동시에 돌려야 하는데 할 수 있겠어요?”라고 묻자, 잠시 주저하더니 “할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답했습니다. 제가 “여사님은 분명히 할 수 있어요. 문제가 생기면 사부님께 도움을 청하시고, 그래도 안 되면 그냥 두고 인쇄하지 마세요. 부담 갖지 마시고요. 제가 돌아와서 다시 가르쳐드릴게요”라고 하니, 그녀는 “걱정 마세요”라고 했습니다. 저는 마음을 안정시키고 출근했습니다. 그녀가 분명 해낼 수 있을 거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퇴근 후 문을 열자마자 침대 위에 정갈하게 쌓인 달력 표지 뭉치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녀는 웃으며 “검사해 보세요”라고 말했습니다. 저도 웃으며 한 장 한 장 넘겨보았습니다. 색이 빠진 곳도 없고 앞뒷면이 바뀐 것도 없었습니다. 잘못 인쇄된 종이는 서너 장뿐이었으니 낭비도 거의 없었습니다. 저는 “정말 대단하세요! 최고예요!”라고 외쳤고 우리는 함께 환하게 웃었습니다.

이틀 후 남자 수련생도 지난번에 가져갔던 종이를 다 인쇄해서 가져왔습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신기하게도 마침 누군가 그에게 대형 인쇄기 한 대를 보내주었는데, 원래 잘 작동하지 않던 것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인쇄기로 이 종이들을 딱 다 찍고 나자마자 잉크가 나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마치 이 달력 내지들을 인쇄하기 위해 특별히 온 것처럼 모든 종이를 다 인쇄할 때까지 버텨준 것입니다.

2. 정념정행으로 성공에 한 발 더 다가서다

그런데 바로 그때, 달력을 제작해주기로 한 수련생과 연락이 끊겼습니다. 메시지를 남겨도 답장이 없었습니다. 어느 날 밤 C가 우리집에 와서 제작 수련생으로부터 드디어 답장이 왔다고 전해주었습니다. 그들에게 더 이상 달력 판이 없고 제작할 장소도 없는데, 만약 우리 쪽에 장소와 설비가 있다면 그쪽에서 인력을 보내줄 수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마음이 조급해졌습니다. 이미 다 인쇄한 표지와 내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리에겐 설비도 장소도 없고, 달력 판을 어디서 사야 하는지도 몰랐습니다. 게다가 신년이 코앞이라 시간이 없었습니다. 심장이 뛰기 시작했지만, C에게 영향을 줄까 봐 애써 마음을 억누르며 그녀를 안심시켰습니다. “괜찮아요, 분명 방법이 있을 거예요. 최악의 경우에는 인쇄한 것들을 다 태워버리면 되죠.” C가 “태우는 걸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어요?”라고 묻기에 저는 “아니요”라고 답했습니다. 사실 그녀를 위로하려고 한 말이지 누가 그걸 태우고 싶겠습니까. 저는 “일단 집에 가 계세요. 제가 마음을 좀 추스르고 다시 생각할게요”라고 말했습니다.

C가 떠난 후 저는 무척 괴로웠습니다. 수많은 수련생의 시간과 인력, 물자를 낭비했다는 생각에 안으로 찾기 시작했습니다. 저에게 일을 성사시키려는 집착, 강한 자아와 당문화(黨文化), 강압적이고 독선적인 마음이 있었음을 발견했습니다. 침대 위에 쌓인 엄청난 양의 내지들을 보니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저는 사부님 법상 앞에 가서 “사부님, 제가 사고를 친 걸까요?”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너무 괴로워 눈물이 날 것 같았고 제 독선적인 태도를 자책했습니다. 그런데 사부님께서는 미소를 짓고 계셨습니다. 다시 봐도 여전히 인자하게 웃고 계셨습니다. 예전에 잘못을 저질렀을 때는 사부님 법상이 매우 엄숙해 보였는데, 이번에는 꾸짖지 않으시고 미소 짓고 계시는 것을 보니 마음이 놓였습니다. 분명 해결책이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자 마음이 훨씬 편안해졌습니다.

그날 밤 꿈을 꾸었습니다. 어떤 노인이 저에게 작은 보따리 두 개를 주었습니다. 하나는 검은색 메모리카드 서너 개가 들어 있었고, 다른 하나는 자전거 열쇠 대여섯 개 정도였는데 모양이 동그랗고 엘리베이터 카드 키처럼 생겼습니다. 노인은 이 열쇠로 여는 자전거가 아주 잘 나간다고 말했습니다. 잠에서 깨어 이것이 무슨 뜻일까 생각해 보니 사부님의 일깨움이라는 느낌이 왔습니다. 이 달력들을 우리가 직접 제작해 완성해야 한다는 뜻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자전거’는 스스로 간다[自行]는 뜻이 있고(역주: 중국어로 자전거는 自行車), 열쇠가 대여섯 개인 것은 저 혼자가 아니라 우리 쪽 사람 여러 명이 함께 완성할 것임을 뜻하기 때문입니다. 저장 카드는 다음번 제작을 위해 경험을 ‘축적’하라는 의미였습니다. 그러면 필요한 만큼 직접 만들어 쓸 수 있게 될 테니까요. 이것은 평소 제 염원이기도 했습니다. 꿈을 꾸고 나니 더욱 자신감이 생겼고, 사부님께서 제자들을 위해 길을 다 닦아 놓으셨으니 우리가 정념정행으로 완수하기만 하면 된다는 것을 절감했습니다.

말은 쉽지만 당장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경험이 전혀 없었기 때문입니다. 일단 할 수 있는 것부터 하기로 했습니다. 인쇄된 내지는 A4 용지 한 장에 두 권 분량이 위아래로 찍혀 있어 중간을 잘라야 했습니다. 시간은 촉박한데 대형 절단기도 없었고, 대형 절단기는 너무 무거워 옮기기도 불편했습니다. 소형 절단기로는 작업량이 너무 많아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았습니다.

그때 제가 자주 가는 인쇄소가 떠올랐습니다. 저와 제 속인 친구 A는 그곳의 오랜 단골입니다. 저는 집에서 법공부를 하고 발정념을 한 뒤 A에게 전화를 걸어 약속을 잡았습니다. 그녀에게 진상을 알린 적이 있는데, 그녀는 99년 이전에 ‘전법륜(轉法輪)’을 조금 읽어본 적이 있었으나 어머니의 반대로 그만둔 상태였습니다. 제가 이사를 몇 번 할 때마다 그녀가 차로 짐을 실어 나르며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그녀는 만성적인 통증과 불면증, 변비 등으로 건강이 좋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대법 일을 도울 때마다 사부님께서 그녀의 신체를 정화해주시곤 했습니다.

A에게 전화를 하니 그녀가 “오늘 내가 차를 가지고 출근한 걸 어떻게 알았어?”라고 물었습니다. 제가 “평소에는 안 가지고 다녀?”라고 묻자, 그녀는 “이번 달 내내 차 안 가지고 다니고 싶었는데, 오늘만 갑자기 일이 생겨서 가져왔지”라고 답했습니다. 저는 마음속으로 사부님께 감사드리고 “잘됐다! 퇴근하고 바로 우리집으로 와. 자세한 건 와서 얘기하자”라고 했습니다. 제가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자 그녀는 대법과 관련된 일임을 알아차리고 “알겠어!”라고 답했습니다. 우리는 만나서 함께 인쇄소로 갔습니다. 사장님과 안면이 있는 그녀가 인사를 나누는 사이 우리는 바로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인쇄된 내지를 흰 종이로 덮어 그녀가 건네주면 제가 인쇄소 직원에게 전달했고, 전문 절단기로 중간을 잘랐습니다. 두꺼운 뭉치를 한 번에 자르니 순식간에 끝났습니다. A는 짐을 우리집까지 옮겨주고 돌아갔습니다.

다음 날 A는 몸이 날아갈 듯 가볍다고 말했습니다. 사부님께서 그녀가 또 선한 일을 한 것을 보시고 신체를 정화해주신 것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매번 그랬던 것처럼요. 이렇게 우리는 성공에 한 발짝 더 다가섰습니다.

3. 마침내 달력을 완성하다

저는 인터넷으로 알고 지내는 한 노년 수련생에게 메시지를 보내 달력 판을 살 수 있는 곳을 아는지 물었습니다. 곧 답장이 왔는데 속인의 휴대폰 번호 하나를 알려주며 다른 사람이 거기서 샀다고만 했습니다. 전화번호를 보고 한참을 망설였습니다. 전화를 거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부님께서 길을 다 닦아 놓으셨으니 우리는 정념정행으로 나아가기만 하면 된다. 누구도 나를 건드릴 수 없으며 내가 하는 일은 가장 바른 일이다’라고 생각하며 평온한 마음으로 속인인 척 전화를 걸기로 했습니다. 동료 세 명에게 휴대폰 세 대를 빌렸습니다. 첫 번째 폰으로는 상대방이 달력 판매자가 맞는지, 어떤 사이즈와 색상이 있는지 확인했습니다. 두 번째 폰으로는 주소를 물었고, 세 번째 폰으로는 필요한 수량을 말하고 미리 포장해두면 바로 찾아가겠다고 약속 시간을 정했습니다.

오후 4시 퇴근 후, 저는 잡념 없이 발정념을 하며 택시를 타고 약속 장소로 향했습니다. 겨울이라 해가 일찍 져서 40분쯤 지나 도착했을 때는 이미 캄캄했습니다. 사장님은 포장을 다 마친 상태였습니다. 저는 “사장님, 제 전화기가 꺼져서 그런데 휴대폰 좀 빌릴 수 있을까요? 저희 사장님께 전화 한 통만 할게요”라고 했습니다. 그가 건네준 폰에서 제 동료들의 번호 세 개를 재빨리 삭제한 뒤 돌려주었습니다. 택시를 타고 집 근처 슈퍼마켓 앞에 달력 판들을 내려놓았습니다. 총 네 개의 큰 뭉치였습니다. 슈퍼 사장님께 미리 양해를 구했는데, 그곳은 평소에도 물건이 많이 쌓여 있어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저는 스쿠터로 한 보따리씩 집으로 날랐습니다. 방 안에 가득 찬 달력 판과 잘라둔 내지들을 보니 여기까지 해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신기했고, 계속해서 사부님의 가지(加持)에 감사드렸습니다.

그때 내지 인쇄를 도와준 남자 수련생으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진행 상황을 물으며 신년이 며칠 남지 않았는데 인쇄한 것을 다 제작하지 못할까 봐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안 되면 우리끼리라도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저는 이미 진행 중이며 제작 설명서를 여러 번 보았다고 답했습니다. 또한 손재주 좋은 다른 직장인 수련생도 집에서 설명서를 공부 중이며, 기술 수련생이 현장에서 한 번만 짚어주면 주말에 바로 제작에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남자 수련생에게 우리가 경험이 없으니 제작 전문가를 연결해주고 타공 및 링 제본기를 가져다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목요일 밤, 남자 수련생이 기계를 가져왔습니다. 알고 보니 타공과 제본이 하나로 된 기계였습니다. 그는 달력을 만들어 본 적이 있어 우리를 가르쳐줄 수 있었습니다. 장소는 우리집이었는데, 소음이 날까 봐 침대 위에서 작업해 진동과 소리를 줄였습니다. 밤 11시에도 소리가 아주 작았습니다. 제작 과정은 생각보다 훨씬 간단했고 공부한 내용이 있어 금방 첫 결과물이 나왔습니다. 우리 손으로 직접 만든 첫 달력을 보니 가슴이 벅차고 기뻤습니다.

금요일 밤, 함께 일하기로 한 수련생이 도착해 금방 제작법을 익혔습니다. 토요일과 일요일 이틀 동안 둘이서 600권의 달력을 모두 완성했습니다. 이때 C가 와서 그쪽 제작 수련생에게 연락이 왔는데, 인쇄한 내지들을 보내주면 그들이 가진 지지대 판 200개로 만들어주겠다고 했다고 전했습니다. 제가 “이것 좀 보세요” 하며 옆방을 보여주자, 이미 완성된 달력들을 보고 그녀도 무척 감격했습니다. C는 당시 직장 업무로 바빠 시간이 없었기에 다음 날 제가 직접 가서 남은 지지대 판 200개를 가져와 부족한 페이지를 채우기로 했습니다. 그러면 그들이 제작한 뒤 다시 받으러 가는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판을 가지러 갈 때, 대낮이라 짐이 눈에 띌까 봐 누군가 도와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너무 급한 일이라 수련생들에게 연락할 틈이 없었습니다. ‘사부님께서 관장하시니 일단 가보자’라는 마음으로 약속한 신호인 연분홍색 모자를 쓰고 나갔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건물 아래에서 마침 우리집에 오던 M과 다른 수련생 한 명을 만났습니다. 오랜만에 얼굴 보러 왔다는 그녀들을 보고 사부님께서 사람을 보내주셨음을 직감했습니다. 저는 반갑게 웃으며 M에게, “저랑 어디 좀 가요”라고 했고, 그녀가 어디 가냐고 묻자 “가보면 알아요”라고 답했습니다.

그 순간 사부님께서 모든 일을 이미 안배해 놓으셨으며, 제자가 정념을 가득 품고 앞으로 나아가기만을 기다리고 계신다는 것을 깊이 느꼈습니다.

맺음말

지나고 나서 돌이켜보니, 아무런 갈피도 잡지 못하고 경험도 없는 상태에서 짧은 시간 내에 인쇄, 소모품 구매, 제작까지 마칠 수 있었던 것은 사부님의 가지(加持)와 안배가 없었다면 절대 불가능했을 일입니다. 이 과정 중에 전화를 걸거나 인쇄소에서 내지를 자른 것은 부득이한 선택이었으므로 다른 수련생들에게 권장하지는 않습니다. 이번 공동 협조 과정에서 우리 팀 수련생들은 기점을 바로 세우고 자아를 내려놓으며 정체(整體)를 원융했습니다. 각자의 심성(心性)이 기준에 도달했기에 정체 협조의 강력한 힘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 역시 제 안에 남아 있던 강한 자아와 당문화 요소를 발견했고 이를 철저히 수련해 버리기로 결심했습니다.

사부님의 도움과 수련생들의 공동 협조 덕분에, 우리 지역 수련생들이 직접 달력을 만들어 배부하고 싶은 만큼 제작하고 싶다는 오랜 숙원을 마침내 이루었습니다. 사부님께 감사드립니다! 수련생 여러분 감사합니다!

허스(合十)

 

원문발표: 2025년 3월 25일
문장분류: 수련교류
원문위치:
正體 https://big5.minghui.org/mh/articles/2025/3/25/491027.html
简体 https://www.minghui.org/mh/articles/2025/3/25/491027.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