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 과정은 곧 마음을 닦는 과정

글/ 뉴욕 천국악단 연주원

[명혜망] 2008년 악단에 입단한 이래 지금까지 벌써 17년이 됐습니다. 제가 연주했던 악기는 스네어 드럼(Snare Drum)입니다. ‘연주했던’이라고 과거형으로 말한 이유는 올해 트럼펫으로 바꿨기 때문입니다. 타악기에서 관악기로 바꾸는 건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닙니다. 지난 반년간 악기를 바꾸면서 느낀 점을 교류하려 합니다.

어릴 때 악기를 좀 배운 적이 있어서 음악 기초가 어느 정도 있었습니다. 처음 악단에 가입할 때는 원래 호른(Horn)을 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나이가 어려서인지 책임자가 스네어 드럼은 젊은 여성이 해야 한다며 저를 스네어 드럼 파트에 배치했습니다. 타악기는 제게 상대적으로 쉬웠고, 초기에 새 곡을 배울 때도 몇 번만 연습하면 익힐 수 있어서 연습을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당시 말레이시아 악단에 있을 때는 초기에 퍼레이드가 특히 많아서 거의 매주 또는 격주로 행사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평소에는 거의 연습하지 않고 퍼레이드 자체를 연습으로 삼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다소 산만해지는 습관이 생겼고, 미국 악단에 와서도 비슷한 모습이었습니다. 퍼레이드 곡목에 이미 너무 익숙해진 탓에 오랫동안 연습이나 퍼레이드조차 별로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연습에 자주 지각하거나 결석했고, 퍼레이드 때는 더욱 자주 빠졌습니다.

나중에 저도 노력해서 개선하려 했습니다. 매번 연습에 참가하고 지각하지 않으려 최대한 애썼습니다. 한동안 그렇게 하다가 또 새로운 문제가 생겼습니다. 스네어 드럼 연주자가 상대적으로 많다 보니 퍼레이드 때 힘을 주지 않아도 북소리가 크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제가 치든 안 치든 별 차이가 없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퍼레이드 때 요령을 피우기 시작했고, 가볍게 치면서 힘을 아꼈습니다.

그때를 돌이켜보면, 사실 제 수련도 이런 상태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수련한 지 오래되다 보니 산만해지고 나태해졌으며, 심지어 정진하든 안 하든 별 차이가 없다고 여겼습니다. 이 점을 깨달았을 때 갑자기 매우 후회스러웠습니다. 퍼레이드 때 제대로 힘을 쓰지도 않는다면, 이 항목에서 제가 도대체 무슨 작용을 하는 것일까요? 그저 단복을 입고 한 바퀴 돌면서 인원수나 채우는 것일까요?

마침 그때 남편이 새 트럼펫을 사면서 옛 트럼펫이 방치돼 있었습니다. 제가 들고 불어보니 소리가 났고, 그것도 꽤 큰 소리였습니다. 남편이 제게 말했습니다. 트럼펫은 사람이 많이 부족해서 기본적으로 요령을 피울 수가 없다고, 항상 인원이 부족하니 트럼펫을 하는 게 어떻겠냐고요.

남편은 저와 같은 시기에 입단했지만 다른 점은 줄곧 트럼펫을 불어왔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우리 어머니도 악단에서 바리톤을 불고 계셨기에, 저는 관악기 연주가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고, 더욱이 트럼펫은 모든 악기 중에서도 손꼽히게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멜로디와 리듬에 익숙하다 해도, 처음부터 시작해서 악기 하나를 익힌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진정으로 결심하게 된 계기는 어느 날 각지 설법을 배울 때 사부님께서 말씀하신 “수련을 처음같이 하면, 반드시 성취한다!”(각지 설법12-세계파룬따파의날 설법)는 구절이었습니다. 저는 수련 초기의 그 느낌을 되찾고 싶었습니다. 만약 이런 상태를 계속한다면 스스로 돌파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렇다면 외부의 힘으로 제 자신을 한번 밀어붙여 보자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마음을 굳게 먹고 파트장과도 잘 소통해 정식으로 트럼펫 파트로 옮겼습니다.

트럼펫 파트로 옮긴 후 저는 스네어 드럼을 반납했습니다. 그때 어머니가 말씀하셨습니다. 스네어 드럼을 반납할 필요 없이 퍼레이드 때는 계속 스네어 드럼을 쓰고, 동시에 트럼펫을 연습하면 된다고요. 하지만 저는 그러고 싶지 않았습니다. 첫째, 두 악기를 동시에 챙길 시간이 없었습니다. 제 연습 시간은 트럼펫을 배우기에도 빠듯했고, 스네어 드럼을 전혀 연습하지 않은 상태에서 퍼레이드에 나가는 것은 이 항목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둘째, 저는 스스로에게 어떤 퇴로도 남겨두고 싶지 않았습니다. 만약 불지 못한다면 더 이상 퍼레이드에 나갈 수 없으니 반드시 트럼펫을 익혀야만 했습니다.

바로 이런 배수진을 친 심정으로, 저는 7월에 전문 선생님을 찾아 정식으로 체계적인 트럼펫 학습을 시작했습니다. 이 과정은 정말로 마음을 닦는 과정이었습니다.

다행히도 트럼펫을 연습하는 과정에서 정말로 수련 초기의 그 느낌을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 많은 시간을 학습과 연습에 쏟았는데, 특히 수련 상태가 좋지 않을 때는 트럼펫의 진전도 정체됐습니다. 그래서 이 악기를 최대한 빨리 익히기 위해서는 법공부와 연공도 반드시 보장해야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수련에 쓰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이 외에도 수년간 제거하지 못했던 집착심도 드러났습니다.

제가 직면한 첫 번째 마음은 바로 조급함이었습니다. 빨리 퍼레이드에 나가고 싶은 마음에 선생님의 충고를 듣지 않고 연습 시간을 매우 길게 가졌으며, 올바른 근육 사용법을 익히지도 않은 상태에서 잘못된 방법으로 고음을 불었습니다. 하지만 악기라는 것은 하루 이틀 만에 익힐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연습을 시작한 지 며칠 안 됐을 때, 제가 부는 것이 너무 형편없고 남편만큼 잘 불지 못한다고 생각해서 조급한 나머지 울었습니다. 한 수련생이 보고는 왜 우냐고 물었습니다. 저는 제가 왜 남편만큼 잘 불지 못하는지 화가 난다고 말했습니다. 그녀가 물었습니다. “남편은 얼마나 오래 불었어요?” 저는 십여 년쯤 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녀가 말했습니다. “며칠 분 사람이 무슨 근거로 십여 년 분 사람과 똑같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 순간 저는 갑자기 정신이 들었습니다. 마치 제가 한 걸음에 하늘에 오르려 한 것 같았습니다. 제 생활과 수련도 자주 이런 식이 아니었던가요? 무엇이든 속성으로 하려 하고, 지름길을 가려 했습니다.

일반인 선생님이 제게 말씀하셨습니다. 트럼펫 첫 해의 연습곡은 한 옥타브 안에서만 이뤄지며, 악보에 고음이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없을 것이라고요. 하지만 대법 곡목에 고음이 있어서 저는 입 모양이 어떻든 상관없이 고음을 불어내려 했습니다. 선생님은 제게 여러 번 경고하셨습니다. 이런 속임수(cheating) 같은 주법은 올바른 근육 사용법을 연습하지 못하게 하고, 음색도 좋지 않으며, 일정 수준에 이르면 더 이상 올라갈 수 없다고요.

이런 상황이 여러 번 반복됐습니다. 선생님이 한 번 지적하면 집에 돌아가서 고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또 그렇게 했습니다. 저는 깨달았습니다. 이것은 수련과 같다는 것을요. 같은 마음이 한 번 지나가도 나중에 또 올 수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사실 사부님께서는 일찍이 대학 입시를 예로 들어 설명하셨습니다. 열심히 공부하면 대학에 합격할 수 있는 것이지, 매일 대학 합격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고요. 그래서 저는 최대한 이 조급한 마음을 내려놓고, 언제 이 음 저 음을 불 수 있을지, 언제 퍼레이드에 나갈 수 있을지 생각하지 않고, 그저 착실하게 올바른 방법으로 꾸준히 연습했습니다.

이전에 제가 잘못된 입 모양을 사용한 것은 지름길을 가려 했기 때문입니다. 올바른 입 모양으로는 처음부터 고음을 내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조급하게 이루려는 마음을 내려놓고, 비록 고음을 불지 못하더라도 올바른 방법으로 연습하자 얼마 지나지 않아 오히려 고음이 자연스럽게 나왔습니다. 그리고 올바르고 이완된 방식을 사용했기 때문에 음색도 상대적으로 부드러웠고, 억지로 끌어올리는 느낌도 없었습니다.

조급함 외에도 과정 중에 과시심과 환희심도 드러났습니다. 앞에서 말했듯이, 저는 선생님이 규정한 시간보다 더 많이 연습했습니다. 선생님은 처음에는 매번 연습 시간이 30분을 넘지 않도록 하라고 하셨습니다. 근육이 아직 형성되지 않았을 때 과도하게 연습하면 잘못된 입 모양을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는 속성으로 하고 싶어서 많이 연습했습니다. 그래서 매번 선생님을 만날 때마다 선생님은 놀라워하며 “와, 지난번보다 많이 늘었네요”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가상의 진전은 사실 속임수로 이룬 것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제가 빨리 배우고 잘 연습한다는 것을 과시하고 싶었습니다.

때때로 선생님은 제 청음 능력이 좋고 음을 정확하게 듣는다고 칭찬하셨습니다. 어떤 음을 들으면 악보를 보지 않고도 그 음을 불 수 있다고 했습니다. 선생님과 이중주를 할 때도 전혀 방해받지 않고 선생님의 성부를 들으면서 잘 맞출 수 있었습니다. 집에 돌아가면 어머니에게 제가 얼마나 대단한지 한바탕 과시했습니다. 매번 환희심이 일어나 한참 과시하고 나면 보통 타격을 받았습니다. 예를 들어 선생님에게 입 모양이 틀렸다는 지적을 받거나, 수업 시간에 아주 간단한 것도 불지 못하는 식으로 말입니다.

사실 어렸을 때 악기를 배운 사람에게 악보 읽기나 정확한 음감은 매우 기본적인 것인데, 제가 무엇을 과시하고 심지어 자만할 수 있단 말입니까. 저는 깨달았습니다. 좋지 않은 마음을 품고 연습하면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없다는 것을요. 온갖 좋지 않은 마음을 안고 어떻게 아름다운 음색을 낼 수 있겠습니까? 좋은 음악 자체는 아름답고 평화로운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음색을 연습해 내려면 오직 겸손하고 평화롭고 안정된 마음가짐만이 그것을 이룰 수 있습니다. 오직 자신을 잘 수련해야만 아름다운 음악과 공명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저는 수련생들의 도움과 격려에 매우 감사합니다. 제가 트럼펫 파트에 합류한 이래, 트럼펫 파트의 모든 단원이 열성적으로 그들의 학습 경험을 나눠줬습니다. 이 악기는 그리 빨리 익힐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연습하다가 종종 낙담했는데, 그들은 제게 힘내라고, 이미 잘하고 있으니 조금만 더 노력하라고 격려했습니다. 아직 파트 연습에 참여하거나 음악을 연주할 수준이 되지 않아서 대부분 시간을 혼자 구석에서 기본기를 열심히 연습했습니다. 옆방은 트롬본 파트였고, 앞쪽은 호른이었는데, 많은 트롬본과 호른 단원들이 복도에서 연습하는 저를 보고 지나가면서 힘내라고, 포기하지 말라고 격려했습니다. 때로는 그들이 연습을 마치고도 제가 아직 연습하고 있는 것을 보면 트롬본 방을 쓰라고 했습니다. 여기서 저는 수련생들의 격려와 도움에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반년도 안 되는 시간 동안, 연습하는 과정은 곧 마음을 닦는 과정이었습니다. 매일 정해진 시간을 내어 연습해야 했고, 감히 느슨해질 수 없었으며, 점차 자신의 진보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입술이 벗겨지고 피가 날 정도로 불다가, 나중에는 완전한 음악을 연주할 수 있게 됐습니다. 비록 지금은 아직 두 곡밖에 불지 못하지만, 저는 믿습니다. 꾸준히 포기하지 않기만 한다면 반드시 악단의 요구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며, 사람을 구하는 항목인 악단에서 진정으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요.

(천국악단 창단 20주년 법회 원고)

 

원문발표: 2026년 2월 12일
문장분류: 수련교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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