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미국 서양인 파룬궁수련자
[명혜망] 명혜망에 게재된 ‘세계 파룬따파의 날’ 원고모집 공고를 보고 저는 할 말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수련을 충분히 잘하지 못해서 감동적인 수련 이야기를 나눌 만한 경지에 이르지 못했다고 여겼죠. 하지만 곧 이런 망설임이 제 글을 다른 사람들이 칭찬하길 바라는 명예욕에서 비롯된 걸 깨달았습니다.
그러던 중 우리 지역 법공부 팀에 신수련생이 합류했는데, 그는 원고 마감일이 다가오고 있다며 메시지를 보내왔습니다. 그 말을 듣고 문득 “수련을 처음과 같이 하면, 반드시 성취할 수 있다”(각지 설법12-세계 파룬따파의 날 설법)라는 사부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이 신수련생은 저에게 “진상을 알리는 일을 해보신 적이 있나요?”라고 물었는데, 그의 눈빛에서 진실함이 느껴졌습니다. 저는 그의 순수한 마음에 경의를 표했습니다. 그는 이 일을 잘하고 싶어 했기에 저에게 물은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의 세 가지 일을 잘하려는 간절함을 보고, 제게 특별히 인상 깊은 내용이 없더라도 원고를 써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이제 제 심성(心性) 수련에 관한 짧은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얼마 전 저는 새 식기세척기와 냉장고를 사려 했습니다. 여러 제품을 찾아보고 평점이 높은 구매 링크 몇 개를 남편에게 보냈는데, 남편은 오히려 저에게 고함을 질렀습니다. 소리 좀 그만 지르라니까 저더러 “이 눈송이[1]야!”라고 했습니다. 저는 눈송이가 아니라 부드러운 ‘이국적인 난초'[2]라고 받아쳤습니다. 저는 크게 화내지 않았고 유머 감각도 잃지 않았지만 남편의 말에 마음이 흔들렸습니다.
대화가 끝나자마자 ‘홍음3’ 중의 시 ‘논쟁하지 말라’가 바로 떠올랐습니다.
“강변(強辯)에 부딪혀도 다투지 말지니
안에서 원인을 찾는 것이 수련이라
밝히려 할수록 마음은 더 무거워지거니
마음 비워 집착 없으면 명견(明見)이 나온다네”
저는 ‘전법륜(轉法輪)’의 긴 구절들보다 이런 짧은 시를 더 잘 외울 수 있을 것 같아 ‘홍음’의 시들을 암송하고 있습니다. 법을 외우면 늘 수련자의 시각에서 문제를 바라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안으로 찾아보니 제 집착이 보였습니다. 저는 주방 가전의 여왕이 되고 싶었습니다. 남편과 상의하기보다는 제가 원하는 것을 고르고 싶었죠. 남편에게 보낸 메시지에도 그런 생각이 묻어났습니다. ‘혹시 남편이 내 선택에 반대하거나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막으려 들면 어쩌지?’라는 걱정도 스쳤습니다. 하지만 사실 제가 배려심이 부족했고, 겸손함이라는 기본적인 덕목이 없었던 겁니다. 그런 식의 사고방식 자체가 옳지 않았으니 남편이 짜증을 낸 것도 당연했죠. 그것은 무례하고 이기적인 행동이었습니다. 만약 남편이 저에게 그렇게 했다면 저도 기분 나빴을 테니까요. 그래서 저는 남편의 입장에서 바라보려 노력했습니다.
요컨대 저는 이 문제점을 발견하고 없애기로 결심했습니다. 집에서도 저는 수련인이기에 수련인답게 생각하고 행동할 책임이 있습니다. 제 에너지장 역시 남편에게 영향을 주고 있었으니까요.
사부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대법제자의 마음이 평온하지 못하면 당신 주위의 환경 역시 변화가 발생할 것이다. 당신이 두려워할 때, 당신은 중생들이 모두 정상이 아님을 발견할 것이다. 당신이 심정적으로 맑을 때, 마음이 넓고 낙관적일 때, 당신은 주위 환경 역시 같지 않은 것을 발견할 것이다. 진상을 알리는 중에서, 법을 실증하는 중에서 당신들이 하는 일에 어려움이 발생했을 때, 자신을 좀 조정하고 정념으로 문제를 사고한다면 상당히 효과가 있을 것이다.”(각지 설법9-2009년 워싱턴DC 국제법회 설법)
가끔은 집착을 버린다는 것이 자신을 강제로 변화시켜야 하는 험난한 과정이라 여겨질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꼭 그런 건 아닙니다. 때로는 자신의 문제를 깨닫고 ‘난 그런 걸 원하지 않아’라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고비를 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재미있게도 제가 안으로 원인을 찾은 지 몇 분 후, 남편은 “원하는 냉장고와 식기세척기를 사서 써”라고 말하더군요.
주:
[1] ‘눈송이'(Snowflake)는 부정적이고 경멸적인 속어로, 상대방이 과장된 독특함을 내세우거나 근거 없는 특권의식을 갖고 있다는 뜻입니다. 또한 감정 기복이 심하고 쉽게 불쾌해하며 반대 의견을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2] ‘이국적인 난초'(Exotic orchids)의 역사적 배경을 보면, 빅토리아 시대에는 난초가 매우 희귀하여 아열대 지방에서만 자생했습니다. 이에 난초는 당시 사람들에게 우아함, 사치, 고상한 취향을 상징하게 되었습니다.
(명혜망 5.13 세계 파룬따파의 날 응모작)
원문발표: 2024년 4월 30일
문장분류: 수련교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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